[식량주권과 농업] 잃어버린 씨앗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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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 신젠타, 다우, 듀폰, 베이어, 바사프. 익숙한 이름도 생소한 이름도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초국적 종자기업이라는 점이다. 종자뿐만 아니라 농약과 화학 비료 등 농업 투입재를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최근 이 이 기업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추세를 보인다. 최근 다우사와 듀폰사가 합병을 통해 듀폰-다우가 탄생했고 켐차이나가 신젠타를 인수했다. 몬산토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듀폰다우-켐차이나/신젠타 – 몬산토 – 베이어-바사프 5대 기업이 민간 농업 연구 부문의 75%, 농화학품 판매 75%, 종자 판매 63%를 차지하고 있다. 1 이러한 점유율은 유전자 조작 작물이 도입된 후 20년동안 약 200여개의 종자/농약 기업을 인수해 가능해졌다.

이런 인수합병 추세의 문제는 농업 투입재가 소수의 손에 독점되는 것이기 때문에 식량 공급의 기반을 약화시킨다는데 있다. 또한 기업들은 배타적인 독점 특허가 혁신의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농화학 기업이 소수가 되고 몸집을 키우면서 실제로 연구개발 기업의 수는 1995년 35개사에서 2012년 18개로 감소했다. 몬산토의 경우 인수합병을 통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북유럽에서 실행한 5개의 연구 결과 재배가능한 품종이 감소했고, 기업에게 이익이 되는 작물이나 하이브리드 작물에 집중도가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독점이 강화되면서 종자의 가격 또한 상승했다. 예를 들어1990~2010년 미국에서는 농업 투입재의 가격 상승이 농산품의 가격 상승에 비해 높았고 종자의 경우 거의 2배가 상승했다. 2

초국적 기업의 인수 합병의 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 농업투입재를 구입하는 농민이라면 그나마 종자의 가격 인상이나 재생산이 되지 않는 유전자 조작 종자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겠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을 생각해보라.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이런 종자기업에서 판매하는 유전자 조작 종자에서 싹을 틔워, 이런 종자기업에서 판매하는 비료와 농약을 치며 길러낸 농산물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자기업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사실을 좀 더 알아보고 대안에 대해 듣기 위해 한영미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사무처장을 인터뷰했다. 우리가 먹는 대다수의 음식이 이런 농산물을 사용할 수밖 없는 구조가 된 배경에 대해서 물었다.

“2차세계대전이후 무기를 생산해서 팔던 기업들이 같은 원료를 사용해서 농업에 사용하는 농화학기업으로 변신했다. 농약과 비료를 팔고자하는 기업의 이해와 다수확을 목표로하는 국가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국가정책차원으로 농민들에게 종자개량을 강제했다. 녹색혁명형농업으로 재편된 농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또 IMF때 국내종자기업들이  다국적기업에게 매각된 이후론 농민들은 다국적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해서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종자기업에 예속된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는 토종씨앗지키기 운동을 진행했왔다. 한영미 전 사무처장은 토종씨앗이 문제 해결의 고리이자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농업 투입재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 속의 농민들은 생산비가 높아지고 농산물 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빚더미에 앉게 되어 농촌을 이탈하는 농민이 늘어나 현재 250만의 농민만이 남아있다. 이런 악순환의 시작이 어디인가? 고민에 대한 해답은 종자였다. 악순환의 시작과 끝이 바로 종자에 있다고 생각했다. 다수확, 기능성품종들인 F1 종자 3를 심으면서 악순환이 시작되었고 그것을 끊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토종씨앗이라고 생각했다.”

토종씨앗은 1회용이고 환경변화 적응력이 낮은 유전자조작 종자와는 다르게 품종이 다양해 환경변화에 적응력이 높고 자가 채종이 가능해 다시 심을 수 있다. 이런 토종씨앗을 찾아내고, 종자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하기 위해 채종포를 운영하고, 토종농산물의 길러 판매하며 알리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은 농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동참할 경우 영향력이 더 커진다. 한영미 전사무처장은 토종씨앗운동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토종으로 밥상을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소비자가 조직되면 생산자가 변하고 가공생산자도 함께 변한다. 토종씨앗지키기운동의 가장기본은 토종농산물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밥상을 바꾸는 일이다.”

인간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에너지원이 되는 식량의 시작과 끝이되는 종자는 현재 대기업의 손에 집중되어 이윤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경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계속 이어온 종자는 본래 재생산이 가능한 것이지만 이마저도 조작을 통해 항상 새로운 종자를 구매하도록 만들었다. 농민만이 아니라 매일 우리가 먹는 식량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잃어버린 종자를 찾을 수 있다.  밥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한영미(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원도연합 전사무처장) 인터뷰

황정은 (사무국장, ISC)

Notes:

  1. Sino-Genta?, etc Group http://www.etcgroup.org/content/sino-gent
  2. Breaking Bad: Big Ag Mega-Mergers in Play Dow+Dupont in the Pocket? Next: Demonsanto? http://www.etcgroup.org/content/breaking-bad-big-ag-mega-mergers-play
  3. F1종자는 잡종1세대(first filial generation) 종자로 특징은 다음 세대로 우수한 형질이 유전되지 않고 1세대에서 끝난다. 그래서 1회용 종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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