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_일본]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Newly hired employees of All Nippon Airways and ANA group companies bow during an initiation ceremony at the company's aircraft maintenance hangar in Haneda airport in Tokyo Monday, April 1, 2013. A total 1,068 new recruits attended the ceremony, according to the company. (AP Photo/Junji Kurokawa)

(출처: 저팬타임즈)

아베 정권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도입에 열심이다. 그것이 우리의 행복으로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5월 18일 일본 정부는 관계 각료와 전문가로 구성된 ‘1억 총 활약 국민 의회’를 총리 관저에서 열고 향후 10년간의 중장기 계획 ‘일본 1억 총 활약 플랜’안을 채택했다.

이달 31일 각료 회의에서 의결하여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플랜의 하나로 포함된 것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다. 같은 노동에 대하여 같은 임금을 지불한다는 뜻인데, 말 그대로 이해하면 비할 데 없이 좋은 플랜이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도입되면 비정규직의 저임금을 정규직 고용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단초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비정규직 고용에 있어서는 바람직한 일이겠으나 조금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기업 측의 고용 비용은 급등한다. 기업 측에서 원할 리 없다. 그런 흐름이 보이면 죽기 살기로 달려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 산업계는 아베 정권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별다른 적의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고용 비용의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암묵적 양해가 있기 때문이다.

고용 비용을 인상하지 않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시키기기 위해 정규직의 임금을 비정규직 수준으로 끌어내리자는 의견도 있다. 기업 측에서는 대환영일 테지만 정규직 쪽에서 납득할 리가 없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노사 간의 심각한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에 그런 섣부른 짓은 기업 측에서도 하지 않는다.

여기서 관건은 ‘동일노동’의 의미이다.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시간 동안 체류할 경우 동일노동으로 간주하여 동일임금을 적용한다면 정규직의 임금을 인하하거나 비정규직의 임금을 인상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는 앞에서 말했듯이 기업 측으로서는 결코 하고 싶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동일노동의 의미를 다른 방향에서 생각하면 고용 비용을 인상할 필요가 없는 기업으로서는 환영할 일이 된다. ‘노동’을 ‘성과’로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이야기로, 같은 사무실에 12시간을 있으면서 성과가 10인 사람이나, 1시간 밖에 있지 않았지만 10의 성과를 올린 사람이나 성과가 같으니 같은 임금을 받는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무관하다. 같은 성과에는 같은 임금이 지급된다.

기업에서는 설령 고용 비용이 오른다 해도 성과가 오르면 실적이 늘어나므로 고용 비용의 상승분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고용 비용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즉, ‘동일성과, 동일임금’이라면 기업 측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아베 정권이 말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 1억 총 활약 플랜’ 이전부터 그러한 움직임은 시작되었다. 올해 2월 13일, 후생노동성은 노동정책심의회를 열고 ‘화이트칼라공제’ 도입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시간이 아니라 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불하는 형태로 ’탈시간급제도’라고도 한다.

이것을 기업이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아무리 잔업을 해도 성과가 없으면 잔업수당도 시급도 없다. 기업으로서는 이 보다 더 반가운 제도가 없다.

‘일본 1억 총 활약 플랜’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이 ‘화이트칼라공제’를 블루칼라와 비정규직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꼼수다. 아무리 장시간 일해도 성과를 내지 않으면 임금은 받을 수 없는 제도이다.

더군다나 이 성과라는 말도 여간 심상치 않다. 누가 성과를 인정하는가? 기업밖에 없다. 고용되는 쪽이 성과가 있다고 주장해본들 고용하는 쪽에서 성과로 여기지 않으면 임금은 나오지 않는다. 몇 시간을 일해도 기업 측이 성과로 간주하는 일이 아니면 헛수고로 끝난다.

문제는 성과의 정의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해서 기업 측 편의대로 성과가 정의 된다.

기업 측으로서는 고용 비용을 인상하지 않고 성과만 올리게 하는 일이 식은 죽 먹기가 되는 셈이다. 그것이 아베 정권이 말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본질이다. 산업계에서 강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그런 점을 인식하지 않으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미사여구에 속아 더욱 가혹한 노동 조건에 처할지 모른다. 아베 정권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냉정하게 바라보자.

마에야 쓰요시(前屋毅): 《슈칸포스토(週刊ポスト)》 기자를 거쳐 프리랜서로 활약 중. 경제, 사회, 교육 문제를 주로 다룬다. 저서에 『셰어 신화의 붕괴』, 『글로벌스텐다드라는 요괴』, 『바다 위의 달인-해상 보안청 연구』, 『학교가 학원에 잠식당하는 날』, 『일본의 작은 대기업』 등이 있다.

원문출처 http://bylines.news.yahoo.co.jp/maeyatsuyoshi/20160524-00057989/

번역: 이로미(일본번역가, 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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