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Bridges]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재미동포에게도 중요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과 친척 여러분,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수백 명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가족들에게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 편지의 시작은 이렇다. 이번 편지는 7월에 온라인 구글 문서를 이용해서 사람들이 함께 작성한 것으로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20개국어로 번역되었다.

“저는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을 지지하고 있어요”라고 편지는 쓰고 있다. “운동을 지지한다는 건 저와 같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또는 제 가족 일원이 미국 흑인들의 인간성을 폄하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할 때 거리낌없이 지적하고 바로 잡는 것이에요.”

편지는 이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이 이슈가 우리 사이를 갈라 놓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경찰의 폭력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분노와 슬픔에 공감하시려고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이번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이유는 7월 6일 미네소타에서 필란도 카스틸을 쏜 경찰관이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소문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2014년 뉴욕에서 그 당시 중국계 경관이었던 피터 리앙이 발포한 총에 흑인 남성 아카이 걸리가 맞아 숨지자 중국계 미국인 내에서 일어난 분열과 같은 일이 벌어질까 우려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이민 1세대와 2세대는 이 편지와 편지 번역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특히나 가족 간의 언어 장벽이 있는 경우 가족들과 인종에 대한 어려운 대화를 시작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참가자들은 프로젝트의 목표는 “우리에게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운동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부모님 세대에게 공감하고, 친절하고,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복잡한문제를 표현할 말이 찾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 세대에게 가장 와 닿을 수 있는 언어를 찾는 것이 어려워요”고 한다.

자스민 N. 최는 보스톤 대학 대학원생으로 편지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코디네이팅하는데 참가했다. 최는 이 편지를 부모님에게 드리자 경찰 폭력과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얘기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전에는 거의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로스 엔젤레스에서 자란 자스민 최씨는 “우리는 인종간의 긴장상태나 인종차별에 관련해서 어떤 것도 얘기해 본적이 없습니다”고 말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난 가정에서 인종 문제에 대해서 실제로 대화 한다는 것이 아주 신선했어요. 나에게는 돌파구와 같았습니다”고 한다.

영문 편지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에만 40여명이 참가했다. 참여자 수로만 봐서 이 일이 어려웠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소셜 미디어에 자원봉사 요청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한국 독자가 다양한 뉘앙스와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번역문을 올렸다.

“사람들이 ‘더 적절한 문장이  있다’면서 그 수는 점점 더 늘었습니다.” 번역 작업을 돕고 사람들의 제안을 정리한 이서연씨가 말한다. “영어 문장을 말 그대로 번역할 수 없었어요. 사람들이 ‘어색하다’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Protector of peace’와 같은 단어는 말 그대로 옮기기 보다는 어색하지 않은 단어로 바꾸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어색한 문구 외에도 성별에 관련된 단어가 또다른 장애물이었다. 편지를 번역한 많은 사람들이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야 하고 성별의 유동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여러분의 아들”이나 “여러분의 딸”이라는 성별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한국 독자에게는 특정한 개인과 상관없는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성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려고 할 때 한국인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우리를 규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현실입니다. 가끔은 우리의 언어가 성에 대한 개념을 담을 수 없고 다양한 성을 담기 위해 만들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워요.” 토론에 참가했던 권주희씨는 “우리는 ‘자녀들’이라고 번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자신을 말할 때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딸’이나 ‘아들’보다는 나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한다.

원래 영문 편지의 내용에는 없는 재미동포가 경험한 특수한 사건을 포함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에 4.29라고 알려진 1992년 로드니 킹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이어 로스엔젤레스에서 일어난 폭동과 같은 것이 다. 많은 이들이 4.29의 여파로 활동가 단체가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재미동포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생각한다.

“L.A.에서 자란 L.A. 출신으로 재미동포가 사회 정의 기능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해서 이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L.A.병원에서 일했을 때 나이가 많은 흑인 환자들은 나와 이야기를 하곤 했으며 내가 그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자스민 최씨가 설명한다.

결국 4.29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빼기로 결정했다. 영문 편지를 쓴 사람들은 편지의 번역본에 일관성이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L.A.폭동은 모든 재미동포가 떠올리는 사건이 아니며 특히나 1992년 이후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재미동포 공동체 일부는 이 사건에서 동떨어져 있다. 흑인차별주의는 경험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번역 작업에 참가한 이서연씨의 말이다.

이서연씨은 뉴욕시에서 대다수가 흑인이자 라틴계인 임대주택단지에서 재미동포들과 함께 일하면서 주민들과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 또한 아시아계미국인의 풀뿌리단체인 CAAAV를 도와 주민들에게 부족한 자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를 위해서 집집마다 돌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재미동포와 얘기 할 수 있었다.

이서연씨는 그들이 증가하는 범죄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었고 안전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기억한다.

“이런 말들이 항상 급진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경험, 고통, 트라우마를 인정하는 방법을 찾으려 해야 합니다. 또한 그것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하려고 해야 하며 공감대의 간극을 이으려고 하고 흑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해야 합니다.”

이는 안전하지 않고 수리가 잘 안된다고 불평하는 것처럼 임대주택단지에서 살면서 공유하는 경험을 해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서연은 재미동포들이 흑인과 라틴계 사람들이 그들과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음을 알았을 때 놀랐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정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질문을 해보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이서연씨는 말한다.

권주희씨에게는 유색인종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경찰 폭력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는 것이 19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 당시 국가 폭력의 경험과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대학을 다녔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군대, 경찰과 공조하는 것과 언론이 어떻게 상황을 통제하고 조작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에 대해서 대화하는 것에 더욱 중요합니다” 권주희씨는 말한다.

자스민 최씨는 특별히 재미동포의 경험을 다루고 4.29 폭동과 한국의 식민지 역사와 같이 이번 번역에서 포함되지 않았던 주제를 담은 두번째 편지를 작성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미 첫번째 편지를 작성한 사람들과 두번째 편지 작업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자료를 더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어요.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편지를 만들고 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면 어려울 겁니다” 권주희씨는 말한다.

번역 과정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전에 한번도 만나본적이 없으며 구글 문서를 통해서 온라인으로만 소통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몇몇은 직접 만났고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에 대해 자료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계속 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이서연씨는 “계속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가족과 이야기하고 변화시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해요” 라고 말한다.

작성자: 가빈 후앙(편집자, ISC)

번역자: 황정은(사무국장, ISC)

**본 글은 국제전략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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