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흑인이 애국자가 된다는 것은?

글: 로널드 콜린스(해외통신원, ISC)
번역: 예선희(번역팀, ISC) 황정은(사무국장, ISC)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권 하에 있는 미군은 전 세계적으로(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한반도 긴장 고조) 더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미국 내 억압받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어떻게 미국이라는 제국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아래 새롭게 이루어지는 노골적인 제국주의적 군사력의 사용으로 인해  미국 시민들은 자신을 대신하여 이루어지는 조치가 다른 나라 국민들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애국심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다. 특히 흑인 애국주의는 우리 1가 미국사회 내에서 억압받는 위치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억압한다는 깊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건국 이래로 흑인은 애국심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고심했으며, 이는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했다. 결국, 흑인 애국자가 된다는 것은 과거에 목숨까지 바쳐가며 만들려고 했던 흑인이 배제 받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며, 우리가 아무리 원해도 미국이 절대로 그러한 국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흑인 애국주의는 미국을 모든 시민을 위한 이상이 실현되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흑인 애국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짐 크로우 시대 2 이래로 국가 안에서 흑인 사회가 식민지 취급을 당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미 제국주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노예제 이후, 즉, 남북전쟁 직후의 국가 재건 시기에 실제로 흑인의 공직선거 출마가 가능했고, 국가 입법기관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사실, 남북전쟁 직후의 국가 재건 시기(1863~1877년)에는 미국 역사상 어느 때 보다 더 많은 흑인이 국가 입법기관에 진출했다. 하지만, 국가 재건이 시작되고 짐 크로우 법이 시행되면서 흑인은 정부기관에서 체계적으로 밀려났고, 모든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수 년 동안, 각 주의 모든 시민을 대표해야 할 남부지역의 민주당 의원들은 짐 크로우 법을 통과시켰고, 흑인에 대한 린치(집단 공격)를 못 본 체 했으며, KKK 3와 같은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미국 남부에서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었다. 이러한 문제가 1960년대에 매우 심각했기 때문에, 민권 운동가들은 민주당 내에서 흑인 대표성이 미흡함을 강조하고 흑인의 이해를 대변하는 독립적인 후보자를 확보하기 위해 미시시피 자유민주당(MFDP)을 창당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지난 60년 동안 흑인의 권리를 박탈하고 정치 제도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미시시피 자유민주당이 후보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 당시 미국 정부의 시스템 내에서 흑인 애국주의가 가진 한계를 보여주었다.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흑인이 소속감을 느끼거나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가지기 어려웠다는 것은 미국이 흑인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마커스 가비 4 같은 작가들은 우리가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우리만의 사회를 세우고, 자치를 실현하며 충분한 존엄성이 보장되는 삶을 살 수 있는 (귀환을 위해 구매한) 땅에 거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콤 엑스 5와 같은 이들은 흑인 사회가 정치권력을 공고히 하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우리가 미국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면서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조상들이 노예로 살았던 땅에서 자주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독립적인 흑인 국가를 현재의 미국 영토 내에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형태의 흑인 민족주의는 흑인을 인도적인 조건을 제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거권이 충분히 보장된 시민으로 보지 않는 국가에서 겪고 있는 현실에 대처하는 기제의 일환으로 등장한 것이다.

흑인 민족주의는 미국의 공식적인 민주주의와 통치 과정에서 흑인이 배제된 결과이다. 2008년이 되어서야 이러한 배제는 산산이 부서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의 역사와 투쟁을 공유한 사람이 미국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 것이다. 이는 흑인이 정부와 정책에서 더 이상 배제되지 않고 미국의 통치 조직과 불가분의 관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평등한 조치를 이뤄냈다. 미국에서 이런 모든 진보가 이뤄지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티파티 운동으로 알려진 인종차별주의적 반발에 부딪혔다. 티파티 운동은 상원과 하원 내의 소수 극우파 의원들로 구성되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모든 정책을 방해하는 역할을 했다.

이 세력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도널드 트럼프 뒤에 줄을 서서 트럼프가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왔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그의 정책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 반발에 대응하여, 흑인 사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적으로 대통령을 옹호했다. 과거에 대통령은 억압의 정점에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흑인 지식인, 정치인, 예술가들이 현재는 버락 오바마를 옹호하는 것이다. 이는 흑인이 정부에 소속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더 저항적인 새로운 애국심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오바마 대통령 선거가 흑인에게 온라인, 거리, 국회를 비롯해 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티파티의 인종차별주의에 절망하고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미국은 우리의 나라이기도 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았다.

현재 미국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티파티 운동을 이해해야 한다. 티파티 출신 의원이 선출될 수 있었던 사회이념이 도널드 트럼프가 통치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티파티는 미 공화당에서 극우파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식 목표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세우고 오바마 정부가 계승한 “신자유주의적 사회복지 국가”로서의 미국을 그 이전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티파티는 버락 오바마를 케냐 출신의 무슬림이라고 비판했고, 그가 흑인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인다움”을 공격했으며, 남부에서 흑인 유권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법안에 지속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티파티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6” 운동에 전례 없는 물리력 사용을 요구하며 경찰국가 활성화에 앞장섰다. 더구나 빈곤한 흑인 공동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금 삭감을 요구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티파티는 사회서비스 축소, 부유층 세금 삭감과 국경 수비, 군비 지출, 군사 행동의 강화를 요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하나의 비전으로 합쳐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7” 공약의 토대를 마련했다.

오바마 재임 기간 동안 다수의 흑인이 거리 시위, 정부에 직접 이슈 제기 등의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흑인 공동체는 법이 아니더라도 이전에 우리가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공격하거나 우회하려 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물었다. 독립된 흑인의 미국을 요구하는 대신, 대다수의 흑인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흑인이 정부에 참여하고 소속되어야 할 때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았다. 오바마 정부 하에서 흑인 애국주의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새로워졌고, 이는 인종차별주의적 티파티의 반발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으며, 티파티 운동의 힘과 성공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은 미국에서 소수자, 특히 흑인의 정치적 힘의 부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지도자로 국가 수장이 바뀌면서 다수의 흑인은 흑인 대통령에 대한 반발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평가해야만 했다. 억압받는 사람들이 미국의 통치 과정에 참여하는 흐름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 명확하며, 우리의 참여를 공고화하는 전략을 만드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 현재 흑인 애국자들 앞에 놓인 과제는 미국이 모든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흑인 민족주의가 완전한 평등함으로 가는 확실한 수단으로 유효한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대의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흑인 운동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의 법과 질서에 방해가 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지도자의 통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현재 트럼프 정권 하에서 흑인들은 오바마 정부 하에서 잠시나마 경험했던 미국 시민으로서의 소속감을 위해 싸울 것인가 아니면 혁명적인 뿌리로 돌아가 흑인 국가를 위해 싸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나는 미국에서 모든 시민들이 행복하고, 건강하며, 성공적인 삶을 사는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이상주의자이다. 그러한 국가를 만들려면, 우리는 흑인 애국자로서 이제까지는 없었던 흑인의 참여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미국 통치 구조 속으로 들어가야 하며 이러한 제도와 흑인 사회 간 관계의 본질을 바꿔야 한다. 현 제도가 이러한 평등한 참여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를 시민을 인정하는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될 것이다.

Notes:

  1. 본 기사는 필자가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글에서 나타나는 ‘우리’라는 표현은 자신을 포함한 흑인(사회)을 말한다.
  2.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정책)
  3. Ku Klux Klan(쿠 클럭스 클랜)
  4. Marcus Garvey
  5. Malcolm X
  6. Black Lives Matter
  7. Make America Grea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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