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민의 힘으로 핵 폐기물 수입을 막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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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심태은(The 숲 한글판 편집장, ISC)

* 본 기사는 그린 레프트 위클리(Green Left Weekly)의 “How South Australians dumped a nuclear dump (https://www.greenleft.org.au/content/how-south-australians-dumped-nuclear-dump)”를 번역한 글입니다.

2016년 11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1 주 정부가 구성한 시민배심원단 350명 중 2/3가 “어떠한 조건 하에서도” 돈벌이 수단으로 해외로부터 고준위 핵 폐기물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며 주 정부의 계획을 부결시켰다.

그 다음주가 되자 야당인 자유당 지도자 스티븐 마셜 2은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를 핵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는 제이 웨더릴 3(주지사)의 꿈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나이젤 맥브라이드 4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상공회의소 5 회장은 “자유당과 시민배심원단 사이에서, 이 계획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수 개월 간의 모호한 태도 끝에, 웨더릴은 2주 전, 해당 계획이 “폐기”되었고, “재추진 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도 없으며, 주 정부 내 노동당이 향후 추진할 계획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정책은 과연 정말로 폐기된 것인가? 주지사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지만, 이 정책은 이미 사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벌써 지역의 머독 6 소유의 타블로이드지, 애드버타이저 7에서 시끄럽게 선전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드버타이저는 주지사의 발언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침묵했을 뿐이다.

왕립 위원회 8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관련 논의는 2015년 2월, 웨더릴 주지사가 왕립 위원회를 구성하여 핵 연료 활용 사이클에 걸친 상업적 이용방안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웨더릴 주지사는 해군 출신의 원자력 찬성론자인 케빈 스카스 9를 왕립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스카스는 “(구성원이) 균형 잡힌” 왕립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하면서 자문단에 네 명의 원자력 찬성론자와 한 명의 반대론자를 임명했다.

위원회의 친 원자력 성향을 감안하면, 2016년 5월에 발표된 최종 보고서는 놀라울 정도로 회의적이었다. 경제성을 이유로 우라늄 전환 및 농축, 핵 연료 생산, 전통적/4세대 핵 발전 원자로, 사용 후 연료 재처리 등 검토하던 거의 모든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우라늄 채굴업계의 축소를 제외하고 의제 중 논의가 지속되었던 것은 상업적 사업으로서의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이었다. 용역 연구를 바탕으로, 왕립 위원회는 138,000 톤의 고준위 핵 폐기물 (발전용 원자로에서 사용된 핵 연료)과 390,000m3의 중준위 폐기물을 수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주 정부는 “협의”에 따라 “원자력을 알자 10“라고 하는 주 차원의 홍보 캠페인을 수립했고, 시민 배심원단을 구성했다.

주 정부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는 2016년 10월 15일에 있었던 핵 폐기물 반대 집회에 3,0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한 것이었다.

몇 주 후, 11월 6일에는 시민 배심원단이 핵 폐기물 계획을 거부했다. 시민 배심원단의 발표 직후, 자유당과 닉 제노폰 팀 11은 이듬해 3월에 치러질 주 선거에 당면하여 핵 폐기물 반대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녹색당은 이 계획에 처음부터 반대했다.

이전에 웨더릴 주지사는 시민 배심원단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 “주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1월 14일에 기자회견을 소집했을 때, 웨더릴 주지사가 시민 배심원단의 논의 결과를 수용하고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을 철회할 것이 점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 달리, 웨더릴 주지사는 이 문제에 대한 주민투표를 제안했으며, 이 계획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에게 거부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핵 폐기물 수입 찬성 진영에서는 시민 배심원단이 친 원자력 세력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배심원단을 악당으로 몰아가는 공격적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주 정부가 주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 시행령이 필요한데, 야당 측에서는 시행령의 입법을 막아 서겠다고 밝혔다. 주 정부에서는 주민투표 문제를 추진하지는 않았는데, 주민투표를 치르더라도 안건이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을 이미 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 정부가 주도한 주 차원의 협의 과정에서 6,000명의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민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응답자의 53%가 계획에 반대했고, 찬성 여론은 31%에 불과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11월에 선데이 메일이 의뢰하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298명의 응답자 중 핵 폐기물 수입 계획에 찬성하는 사람은 35%에 불과했다.

11월 15일에 주 정부는 핵 폐기물 수입안을 추진하려는 주 정부의 능력에 주요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핵 폐기물 저장 시설(금지) 법 2000을 개정하거나 수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밝혀진 경제적 효과의 진실

이 단계가 되자 핵 폐기물 수입으로 인한 잠재적 경제 효과에 대한 신기루에 가까운 주장들은 신뢰성을 잃었다. 미국의 핵 경제 컨설팅 그룹(NECG 12)이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의회의 합동 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아 왕립 위원회의 보고서에 나타난 경제 효과에 관한 주장을 검토했다.

NECG는 결과보고서에서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은 특정 전제조건 하에서만 수익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동시에 그러한 전제조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제기했다.

해당 보고서는 왕립 위원회의 경제성 분석이 “수입 계획과 상업적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를 간과했고, 가격도 “프로젝트 수익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정했으며, 지연과 유출(blowout) 대비 우발비용을 25% 수준으로 과소평가했고, 해당 계획으로 시장의 50%를 점유할 것이라는 주장도 “뒷받침하거나 입증할 근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ABC의 언론인 스티븐 롱 13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의 긍정적 경제효과가 조작된 것이며 기만적이라는 것을 폭로했다. “왕립 위원회의 근거로 삼은 보고서가 국제 핵 폐기물 시설 개발을 옹호하는 단체의 회장과 부회장이 공동 작성된 것이라면 여러분은 그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경제 효과 보고서는 (원자력 업계)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 어떠한 2차 의견이나 전문가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었다. 시민 배심원단이 계획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로부터 감흥을 받지 못한 것이 어찌 보면 당연했던 것이다.

마침내 폐기된 핵 폐기물 수입 계획

2016년 말이 되자,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은 거의 폐기 수순에 다다랐고, “주 정부 내 노동당이 추진할만한 정책이 아니다”라는 주지사의 최근 발언은 이러한 상황에 못을 박는 발언이었다.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이 마침내 폐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짚어보아야 할 점이 많다. 시민 배심원단은 표면적으로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를 구성하고 논의 과정에서의 예산을 지원하는 주 정부가 해당 이슈를 강력하게 추진(또는 반대)한다면 중립성이 보장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자명하다. 핵 폐기물 수입 계획을 조사하던 시민 배심원단의 경우,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주 정부의 계획을 뒤엎었지만 말이다.

호주에서 가까운 미래에 시민 배심원단이 다시 구성되는 경우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기업계가 민주주의 절차와 비슷한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자신들의 계획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신문이 머독 계 타블로이드 지밖에 없는 지역의 경우 특히 머독 계 타블로이드 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NT 뉴스 14가 호주 북부지역에서 정치적, 지적 생활 수준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쿠리어 메일 15이 퀸즈랜드 16에서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음도 명백하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민은 머독 소유 타블로이드지(애드버타이저와 선데이 메일 17)이 주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슬픈 진실을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 신문이 보도한 매우 편파적이고 부정확한 핵 폐기물 수입 논란 뉴스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창피스러운 수준이다.

핵 폐기물 수입 논란을 통해 얻은 주요한 교훈은 긍정적이다. 바로, 정치권과 기업계, 머독 소유 언론이 추진하는 말도 안 되고 위험한 계획을 민중의 힘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특히 놀라운 점은 원주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냈으며, 이를 시민 배심원단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많은 주민들이 존중했다는 것이다. 배심원단 보고서에는 “원주민들의 동의가 결여되었다. 우리는 주 정부가 원주민 장로들의 거부의사를 수용하고 이들의 의견을 묵살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반대로, 이 논의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픈 측면은 머독 소유의 언론과 원자력 찬성 로비스트들이 핵 폐기물 수입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이들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핵 폐기물 논의

원주민, 환경운동가, 교회 단체, 노조, 일반 시민 등 핵 폐기물 수입 반대 운동을 했던 모든 사람들은 당분간 승리를 축하하며 쉴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잠시만 말이다.

또 다른 핵 폐기물 관련 계획이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호주 연방 정부에서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내 플린더스 산맥 18이나 포트 아우구스타 19 서부에 위치한 킴바 20 인근의 농지에 국립 방폐장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

2016년 5월, 플린더스 산맥 인근에 거주하는 아드냐마탄하 21 족 레지나 맥킨지 22는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나는 작년에 현재 방폐장 건설 계획으로 위협받고 있는 지역의 천연자원 보호에 앞장선 공로로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지사로부터 천연자원 관리 어워드 ‘원주민 리더십 – 여성’부문 상 23을 수상했다. 하지만, 웨더릴 주지사는 작년에 발표된 방폐장 예정부지 6곳 중 3곳이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위치하는 데에도 여전히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제 플린더스 산맥이 우선 부지로 선정되었고, 웨더릴 주지사는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주지사는 1998년부터 2004년 사이 쿠파 피티 쿵카 튜타 24 족의 땅이 방폐장 부지로 선정되었을 때 반대 운동을 주 정부가 지원했던 것과 같이 우리를 지원하거나 침묵을 지키면서 우리에 대한 연방 정부의 공격을 지지할 수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연방 정부의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 내 국립 방폐장 건설 계획과 관련하여 웨더릴 주지사가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고준위 핵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폐장 건설이라는 논의로 인해 입장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웨더릴 주지사는 방폐장 건설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역의 원주민에게 거부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해외 수입 고준위 핵 폐기물 처리 방폐장 논란과 관련해서 취했던 태도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짐 그린 박사는 호주 지구의 친구들 25과 함께 전국 핵 관련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뉴스레터 뉴클리어 모니터 26의 편집장이다.]

Notes:

  1. South Austraila
  2. Steven Marshall
  3. Jay Weatherill
  4. Nigel McBride
  5. Business SA
  6. Murdoch
  7. The Advertiser
  8. Royal Commission
  9. Kevin Scarce
  10. Know Nuclear
  11. Nick Xenophon Team: 호주의 닉 제노폰 상원의원이 2013년 7월 창당한 중도정당. 2016년 연방 선거를 통해 상원에서 3석을 얻었다.
  12. Nuclear Economics Consulting Group
  13. Stephen Long
  14. NT News
  15. Courier Mail
  16. Queensland
  17. Sunday Mail
  18. Flinders Ranges
  19. Port Augusta
  20. Kimba
  21. Adnyamathanha
  22. Regina McKenzie
  23. Natural Resource Management Award in the category of ‘Aboriginal Leadership — Female’
  24. Kupa Piti Kungka Tjuta
  25. Friends of the Earth Australia
  26. Nuclear Mon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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