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광복은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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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정은(사무국장, ISC)

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시청광장에서 열린 “주권회복과 한반도 평화실현 8.15 범국민평화행동”에 다녀왔다. 아침부터 퍼붓던 비는 오후까지 계속되었지만 서울 시청광장은 8.15범국민평화행동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노동자, 농민, 여성, 빈민, 청년, 학생 등 약 1만명으로 가득 메워졌다. 시민들의 힘을 보여준 촛불항쟁으로 정권이 바뀌고 올 해 8월 15일은 좀 더 밝은 분위기에서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축하하고 통일로 한걸음 나아갈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8.15범국민평화행동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열렸다. 7월 북한은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8월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광물과 수산물 수출을 금지하고 북한 노동자를 추가로 받지 않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사상 최강도 제제안을 채택했다. 이후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준비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분노와 화염’ 발언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점점 고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주도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한국 정부는 2차 ICBM 발사 후에 미국, 일본과 대북 제재의 공동추진에 합의했고, 미국과 탄도미사일 실험발사와 북한 지휘부를 타격하는 연합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와 국회 비준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던 정부는 입장을 바꿔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미양국은 21일부터 31까지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8.15 범국민평화행동에서 우리는 ‘사드배치 철회’, ‘한미군사훈련 중단’, ‘종속적 한미동맹 폐기’,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또한 범국민 행사 마지막 순서로 8.15범국민평화행동에서는 결의문을 통해 “최근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무력 사용을 운운하고, 문재인 정부는 청산해야 할 박근혜 정권의 한미동맹 강화 정책, 일방적 대북 적대정책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제재와 압박정책의 실패가 이미 드러났듯이 수십년간 추진해 온 대북 적대정책을 중단하고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앞에서 적대적인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단해야 한다”며 “분단과 냉전을 유지하려는 적폐 세력을 청산하고 지난 70여년간 고통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8.15범국민평화행동 집회를 마치고 시청광장을 나서 미국 대사관과 일본대사관이 있는 광화문 광장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미일대사관까지 행진해 인간띠잇기를 하고자 했지만 전날 법원은 ‘국제 정세’와 ‘대사관 직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대사관 앞 집회금지 판결을 내려 인간띠잇기 행사는 할 수 없었다. 대신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을 중단할 것’과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대사관으로는 길이 막혀 갈 수가 없었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된 8.15 범국민대회 였지만 사람들과 한목소리로 ‘전쟁 반대’를, ‘사드배치 철회’를, ‘평화협정 체결’을 외칠 수 있었던 하루가 뜻깊었다. 그 중에서 “진정한 광복은 통일이다”라는 구호가 마음에 와 꽂혔다. 72년 전 일본으로부터 광복을 맞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정이 들어와 점령한 한반도의 이남. 72년이 지난 지금 아직 우리는 진정한 광복을 맞이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도 외세의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 후 지금까지 한국은 그리하여 진정한 광복을 맞이하기 위해 남북 대화를, 평화 협정 체결을, 그리고 진정한 통일을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확실한 것은 이것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8.15 대회때 만이 아니라 계속 한 목소리로 남북대화, 평화협정 체결, 통일을 요구하고 요구하고 또 요구해야 한다. 우리 주위 사람들과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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